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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2017.11.14 법과 현실 사이… 발마사지도 불법인 것 아시나요?
작성자 대한안마사협회 작성일 2017-11-14 오후 5:43:20

피부관리숍ㆍ목욕탕ㆍ체인점까지
전국 수만 곳 생활 깊숙이 뿌리내려
시각장애인 안마사 아니라면 모두 불법
복지부 연말까지 단속한다지만
시늉에 그칠 듯… 현실적 대안 절실



지난 10일 서울 명동 거리에 불법 마사지 업체 광고판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서울 송파구 한 정보기술(IT) 회사에 근무하는 주모(46)씨는 스스로 ‘마사지 중독증’에 빠졌다고 말한다. 밤낮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씨름을 하다 보니 업무 스트레스에 어깨와 뒷목이 뭉치는 일이 부지기수.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직장 인근 마사지숍을 찾아 스포츠마사지나 오일마사지 등을 받는 게 유일한 피로해소법이다. 주말에는 동네 사우나를 찾아 세신과 함께 마사지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기념일에는 아내와 함께 호텔을 찾아 마사지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마사지에 ‘중독’된 게 벌써 10년 가까이 됐지만, 주씨는 본인이 다니고 있는 이 모든 업체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주씨는 “안마사 자격증이 시각장애인에게만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식 숍을 차려놓고 운영하는 스포츠마사지 등이 모두 불법이라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퇴폐도 아니고 한 집 건너 하나씩 있는 이런 업소들이 어떻게 다 불법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국 정통 마사지, 중국 황실 마사지, 아로마 테라피, 스포츠마사지, 발 마사지…. 대한민국 전국 도심 곳곳에는 각종 마사지 업체가 우후죽순 난립해 있다. 13일 보건복지부, 대한안마사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최소 1만곳은 족히 넘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추산이다. 마사지라는 타이틀을 내걸지는 않지만 피부관리업소 상당수, 심지어 목욕탕 세신사들까지도 대부분 마사지를 겸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이런 마사지 업소는 수만 곳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마사지 업체들은 모두 불법이다. 건전 마사지냐 퇴폐 마사지냐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안마는 시각장애인만 돈을 받고 영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칭이 어찌 됐든 손으로 몸을 두드리거나 주물러 혈액순환을 돕는 지압이나 마사지는 의료법(제82조1항)에 따라 시각장애인 안마자격자에게 독점적으로 허용된 업종이다.

지난달 말 보건복지부가 연말까지 이들 불법 마사지 업체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도처에 널려 있는 게 이런 마사지 업소들이니 정부와 지자체가 정말 작심하고 덤벼든다면 수백 곳, 수천 곳을 적발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적발이 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형식적인 단속에 그칠 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복지부는 작년 6월에도 이들 마사지 업체에 대한 단속을 발표했지만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호텔급 에스테틱’ 체인점에서 테라피스트로 일하는 A씨는 “복지부에서 불법 마사지 단속 지침을 지자체에 내려도 성매매나 유사성매매를 하는 퇴폐업소가 아니면 일제 단속 대상에 오르는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의 눈치를 보며 단속에 나서긴 했지만, 그렇다고 국민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를 내린 마사지 업체들을 일망타진할 생각은 애당초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실제 일반 국민들 중에 마사지 업체들이 불법임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서울 강북의 한 호텔 스파의 ‘바디마사사지’는 각종 오일을 피부에 도포한 후 가꾸고 지압을 해 1시간에 19만원을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호텔에서 제공되는 고급 서비스가 불법일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체인점도 성행하고 있다. 2011년 마사지 업종 최초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낸 T사는 가맹점주가 일반인을 고용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범법자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가맹점주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사업자등록증을 우회 신청하는 방법을 권유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신규 가맹점 모집을 못하도록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처분을 내렸지만, T사 가맹본부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4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정보공개서를 등록할 때 가맹사업의 의료법 위반 여부가 심사대상이 아니어서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출점을 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범법자가 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늘어나고 있다.





법과 현실의 큰 괴리는 마사지 업계가 더욱 음성화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백오현 한국타이마사지협회 회장은 “한국인들이 이 분야를 떠나니 업주들은 인건비가 더 저렴한 태국인이나 중국인들을 찾고 시장이 더 음성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처럼 국가 공인 자격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학이나 사설학원 등 교육기관에서 수료증 등을 마구잡이로 발급해 ‘잠재적인 불법 인력’을 양성하기도 한다.

복지부의 집중 단속 기간이 아니라도 일선 지방자치단체 등이 상시 단속에 나서도록 하고는 있지만, 실제 단속이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대부분 자유업으로 등록해 영업을 하고 있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권한이 없다”고 말했고, 경찰청 생활질서과 관계자도 “유사성행위나 성매매를 한 정황이 포착된 업소들에 한해서 단속을 한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면서도 이미 국민 생활 깊숙이 뿌리를 내린 비장애인 마사지 업체들이 공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절충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김태영 한국스포츠마사지자격협회 회장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정부에서 안마 바우처 활성화나 건강보험 적용 등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오현 한국타이마사지협회 협회장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반대로 비장애인 마사지사들은 세금을 더 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형태가 됐든 개방은 시각장애인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전영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안마업 개방 시 시각장애인에게 보건안마 분야를 할당해주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수입은 독점적 지위를 누릴 때보다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상응하는 보완책 없이 개방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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